국내 업체와 인수 협상 중… ‘지금이 적기’ 연내 진출 ‘强드라이브’
21세기 새로운 유통의 패러다임인 ‘소셜 커머스’가 무서운 속도로 뜨고 있다.소셜 커머스는 최근 IT업계의 핵심 이슈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고객 밀착형 마케팅 기술의 융합으로 탄생한 신개념 유통망.
국내에 지난 3월 처음 소개된 이후 초고속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국내 도입 7개월 만에 50여 개가 넘는 소셜 커머스 관련 업체가 생겨났다.
이 와중에 세계 최대의 소셜 커머스 업체인 미국의 ‘그루폰(Groupon)’이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루폰의 고향인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거둔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또 다른 대박 신화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왜 그루폰은 낯선 한국을 새로운 ‘약속의 땅’으로 점찍은 것일까?
<이코노믹리뷰>는 그루폰의 한국 진출 이유와 국내 소셜 커머스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앞으로 소셜 커머스 시장 판도 변화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진단해봤다.
<편집자 주>
지난 9월 말, 그루폰 관계자들이 낯선 땅 한국을 찾았다.
그들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단순했다.
한국의 소셜 커머스 시장 조사를 위해서였다.
한국의 ‘소셜 미디어 열풍’에 대해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그 실제 현황이 얼마나 되는지 보고 느끼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이다.
그들에게 한국은 그야말로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트위터 열풍’을 일으키며
국내 사회에 빠르게 자리 잡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공짜를 유난히 좋아하고 값싼 물건이 등장하면 만사를 제쳐놓고
시장에 일제히 몰리는 특유의 국민성까지.
대박을 못 내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입맛을 당기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었다.
그루폰 관계자들은 국내 벤처캐피탈 업체를 만나 소셜 커머스 시장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그들의 예측은 역시나 적중했다.
해외에서 나타났던 시장 성장세는 우습게 무시할 수준으로
한국의 소셜 커머스 업계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루폰 관계자들은 벤처캐피탈 관계자들을 만난 후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
바로 국내 소셜 커머스 업계의 선두권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국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
이미 영국, 독일, 브라질은 물론 이웃나라 일본까지 발을 넓히는 곳마다
무적의 성공 신화를 써 온 만큼 한국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루폰의 한국 진출은 단순한 해외 업체의 국내 진출로 끝날 일이 아니다.
소셜 커머스 업계 전체, 한발 더 나가자면 IT·유통업계 전체를 뒤흔들
엄청난 사건으로 해석해봄직한 일이다.
그루폰 특유의 소셜 마케팅 전략에 한국이 갖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가 결합된다면 이로 인해 생겨날 시너지 효과는 수치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국내 지역 정서와의 동화 문제가 대표적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한다면 그루폰의 국내 소셜 커머스 업계
‘접수’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 티몬·데일리픽 등 ‘빅5’ 업체가 사정권
그루폰 관계자들은 과감하게 정공법을 택했다.
국내 소셜 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5개 회사를 협상 상대로 지목한 것.
이왕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한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업체와 손을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속셈이었다.
가장 먼저 그루폰의 협상 사정권에 들어온 곳은 업계 1위 티켓몬스터였다.
자신들이 택하고 있는 로컬 중심의 유통 체계와 가장 유사하고,
한국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업체였기 때문이다.
티켓몬스터와의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루폰 관계자들을 만났던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그루폰의 한국 진출 의지가 워낙 강하다”면서
“서로가 좋은 쪽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고민 중”이라고
그루폰과의 협상 후일담을 소개했다.
그루폰이 정한 또 다른 파트너는 업계 2위 데일리픽이었다.
그들이 2위 업체까지 협상 파트너의 폭을 넓힌 이유는 단순했다.
티켓몬스터와의 협상이 빗나갈 경우를 대비한 것.
1위 업체가 안 되면 2위 업체라도 잡겠다는 것이 그루폰의 포석이었다.
그루폰의 한국 시장 진출 의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직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루폰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업체는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그루폰 관계자들은 한국에서 협상할 생각이 없었다.
원래 계획은 한국의 소셜 커머스 업체 관계자들을 홍콩으로 불러
‘원정 협상’을 하는 것이었다.
그랬던 그들이 한국에서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성장·시장성 우선… “올해 놓치면 물거품”
바로 한국 소셜 커머스 업계의 성장속도에 두려움을 느낀 것.
한국 소셜 커머스 업계의 성장세는 그들이 미국에서 보였던 속도를 이미
뛰어 넘었다. 한국 소셜 커머스 업계는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려가고 있었다.
잘 나가는 국내 업체 관계자들이 인심 좋게 홍콩으로 올 이유도 없을 뿐더러,
괜히 이들을 힘들게 홍콩으로 불러낸다면 얻을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그들의 뇌리를 스쳤다.
결국 그들은 한국 현지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하기로 결심하고
국내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그루폰이 보여 온 움직임에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등장한다.
왜 하필 지금 그들이 한국에 왔느냐는 것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취약한 산업 기반과 비교적 낮은 시장 가격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 비즈니스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이 아니면 한국 시장 진출 자체가 어렵다”고 그루폰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실제로 그루폰은 올 연말을 협상의 최후 데드라인으로 삼고,
1~2개의 국내 업체를 인수하거나 또는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빠르면 11월 중순 안에 해결하겠다는 심산이다. 늦으면 늦을수록 그루폰에게는 손해다.
국내 소셜 커머스 시장은 사람으로 따졌을 때 이제 겨우 걸음을 익힌 수준이다.
아직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
시장의 가치도 높지 않다.
하지만 그 성장세와 시장 가치는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국내 업계의 벽은 상호간 경쟁을 통해 더 두꺼워진다.
외국 업체가 비집고 들어올 틈도 자연스럽게 좁아진다. 올해를 놓치면 그루폰은
사실상 한국 시장 진출을 포기해야 한다.
그루폰과 같은 해외 업체가 국내 업체를 인수하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계산이
맞아 떨어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를 인수하기 위한 그루폰의 움직임이 더 빠르고 치밀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지금 상황에서 갈 길이 급한 쪽은 국내 업체가 아니라 그루폰”이라며
“그루폰의 국내 시장 진출 성패 여부에 따라 국내 소셜 커머스 업계의 앞날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