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때기 이미지를 찾기 위해서 간만에 구글에 "깔때기"라고 쳐봤는데,
깔때기 왠지 어색하네요.
(자주 쓰는 단어가 아니면 이렇게 익숙하지 않은 법인가 봅니다)
이 글의 주제는 바로 깔때기입니다.
어제 출근하면서 @ReadLead 님의 트윗 메시지를 보면서, 갑자기 아 맞다.
이 주제로 글을 쓸까했는데 안 썼구나 싶었습니다.
전부터 쓰려고 했던 화두가 생각나서 쓰기 시작해봅니다.
"커머스에서의 혁신은 역시 Pricing을 빼곤 생각하기가 어렵구나"라는 말씀,
백 번 동감합니다. 가격 경쟁력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혁신도 불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고 Key Factor를 꼽으라면 가격경쟁력을 제일 우선시 해야합니다.
하지만 그룹폰, 티몬 등의 소셜 공동구매 서비스가 가져온 혁신은
이 핵심에 더해져 새로운 가치들을 가져왔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은 시작합니다.
사실 이 글은 전적으로 제 머릿속을 정리할 일이 있어서 정리해본 수준이라서
전문성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습니다. (비판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습니다 ^^)
총 3단계-노출, 구매, 리뷰-로 나누어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각각의 단계에는 그 용어가 갖는 성격에 따라서 세부적인 정의가 필요하겠지만
대부분의 쇼핑 프로세스는 이와 같은 3단계로 진행된다고 생각합니다.
[1]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구매할 수 있다. - 노출
절대적인 트래픽의 양만큼 매출과 직결되는 것은 없다고 봅니다.
아무리 가격 경쟁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하여도 고객에게 100만번 노출하면
구매전환율 1% 언저리에서 수렴하게 된다는 것은 극명한 사실입니다.
케이블TV에서 5분 방송한 상품과, 50시간 방송한 상품 사이의 매출은
단순히 산술적인 배수가 아니고 그 이상의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들이 이런 노출을 위하여 광고를 하고,
제휴프로그램(Affiliate Program)을 이용하기도 하고, 키워드 광고를 하고,
네이버에 입점하는 등의 행위를 합니다.
그런데 티몬 등의 업체는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입소문이 날 수 있고,
트래픽이 모여들 수 있었죠. 바로 그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소셜 커머스라는 화두에서 시작합니다.
거기에 덧붙여 하루 단위의 새로운 상품으로 무장하면서
"종래 없던 카테고리"라는 자극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 그룹폰, 티몬 등의
소셜 공동구매 서비스는 고객에게 "새로운 것"으로 치장하고 다가서면서
많은 노출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 트위터, 페이스북에 이른 새로운 소셜커머스라는 요소
- 맛집, 피부관리, 선상유람선 경기관람, 콘도+워터파크 이용권 등 새로운 카테고리
- VJ특공대와 같은 새롭고 진기한 체험, 못먹어본 음식, 새로운 서비스
- 원어데이, 얼리어답터와 같은 "한 걸음 앞선 상품군"
고객들을 열광시킬만 한 요소들을 뜸뿍 가지고 있어서,
고객들은 이 새로운 서비스에 열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진기한 것이 VJ특공대에 나오면 사람들은 열심히 그 정보를 찾아보곤 합니다.
VJ특공대 + 얼리어답터 + 원어데이 + 소셜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결합되어 고객들이 방문할 만한 이유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 고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눈을 뜨게 하고 있습니다.
가보지 않아도 그 레스토랑을 가본듯한 느낌,
저 쿠폰을 사들고 저 곳을 방문해도 왠지 어색하지 않을 느낌, 자주 본 블로그
리뷰에서 보고 간 듯한 느낌,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음식이지만 왠지
먹어보고 싶은 느낌, 이런 느낌들이 융합되도록 만들어줍니다.
고객에게 그 상품이 노출되지 않는 한, 그 상품은 아무리 가격 경쟁력이
있어도 팔리지 않는다는 진리를 이 소셜커머스 사이트들은 명확히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 믿음 - 구매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구매 결정을 하고자 하는데, "나 혼자 사는건가?"
"이거 사가지고 갔다가 뭐냐고 하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소셜커머스는 그걸 해결해 주었습니다. 서비스쿠폰의 경우 가장 두려운 것이,
그 장소에 갔더니 사장이 "이게 뭔가요?"라는 물음을 받을 때입니다.
매우 난감합니다. 이걸 그룹으로 해결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너와 나, 우리, 너희들이 모두 사가지고 가는데 설마 모르겠다고 말하겠느냐는
안심을 주는 겁니다.
또한 기존 구매패턴과 다른 형태의 고객참여 동기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50명이 구매하거나 100명이 구매하면 반값이 도달한다는 개념을 넣은 것이죠.
저는 이 것에 매우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최저구매수량은 지금은 마치 당연한 수량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정말 정교해진다면 각각의 참여업체들의 니즈에 맞춰
재구성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맥북을 1000명이 공동구매하자고 수량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도달하는 경우 정말 파격적인 딜을 제시할 수도 있는 거겠죠...
마케팅플랫폼으로서도 충분히 역할할 수 있고, 참여업체의 경우에도
전혀 기존 시장을 훼손하지 않으며 진행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최저수량이 선참여자(먼저 참여한 사람)가 스스로 viral marketing을
이끌어가는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3] 소셜과 블로그로 무장한 리뷰/사후처리 - 리뷰
예전 소비자법에 대한 토론을 할 때, 저는 소비자가 약자라는 20세기식
발상을 버려라고 한적이 있습니다. 소비자는 이제 약자가 아닙니다.
소셜과 블로그로 무장한 소비자는 이제 기업의 몇 년간 쌓아온 좋은 기억들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강자입니다.
이런 소비자들이 다수가 되어 진행하는 소셜 커머스에서는 리뷰가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옵니다.
실제로 그것이 제대로 진행된 경우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상품진행에 문제가 있거나 업체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매우 부정적인 효과로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티몬처럼 이를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로 승화시킨 좋은 사례가
있는 걸로 보아서는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소셜 공동구매의 참여자들은 이런 리뷰를 통하여 노출의 확대 재생산,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고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블로거 리뷰를 쓰게하기 위하여 갖가지 상품을 내걸고, 체험단을 모집해도
제대로 되지 않던 블로그 마케팅이 여기서는 알아서 진행되는 것입니다.
참여자들은, 남들보다 "얼리어답터체험"을 한 것이고 그것을 자랑하고
때로는 그것을 기억에 남기고 싶어하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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